끄적이기/일상너머 | Posted by Mirae 2005. 8. 4. 01:04

Down with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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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컷 다운받아서 다 보고 나니 DVD가 도착했다. OTL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만족이었다. special features가 끝내줬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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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때부터 남자의 비율이 압도적인 환경에서 살아와서 가끔은 '여자친구들과 대화하는 프로토콜'을 까먹었다고 느낄 때도 있다. 푸하, 어이없게 들리겠지만. 남자가 대화하는 방식과 여자가 대화하는 방식은 분명히 미묘하게 다르고, 그리고 분명히 나 또한! 그랬었다. 우연히 중학교 때의 메신저 대화록 같은 걸 볼 때마다 그걸 확실히 느낀다...; 어딘가 날카롭다. 어딘가 변덕스럽다. 말하지 않고도 전달되는 '무언가'를 강력히 믿는다.
"그게.. 잘 설명할 수는 없는데 그런 느낌. 뭔지 알 것 같지 않아?"
"응 알 거 같아!!" 그녀들과의 대화는 대부분 이런 식이었다. ^^;

근래엔 여자친구들을 주로 만났는데.. 세상에, 아무리 연이어 만났다고는 하지만 목이 쉬고 머리가 지끈지끈;; 말했지만 음성언어란 보통 비싼 녀석이 아니다.;
어쨌든 오랜만에 수다쟁이 소녀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
외로웠었다. 더이상 소녀의 것이 아닌 고민과 갈등들로 괴로웠었다.
그런데 나와 전혀 다른 생활을 하며 지내온 친구가 똑같은 고민으로 열변을 토하면!
갑자기 보편적 무의식이니 원형이니 하는 말이 생각나면서 감동이 밀려오는 것이다..

아, 안타까운건 context도 다르고 solution도 다르고 단지 problem만 같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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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wn with love.
그저 유쾌하게 웃어달라는 저 발랄한 엔드 크레딧을 무시하고 진지하게 생각해보자.
"넌 애인이 좋아, 초콜릿이 좋아?"
(아.. 생각보다 훨씬 진지한 물음이 되어버려서 계속 마지막 문장을 고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