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이기/일상 | Posted by Mirae 2006. 8. 6. 17:00

스톡홀름 정착기!

무사히 정착했어요! ^o^ 사실 스톡홀름에 온 지 어언 일주일이 지났는데... 일주일의 일기를 몰아서 쓸 생각이었으나 처음부터 쓰다보니 너무 길어져버렸네요. 오늘은 여기까지. 일단 이건 7월 31일부터 8월 1일까지의 짧고도 긴 이야기. 입니다.


출발 전날은 참 이상하게 실감이 안 났어요. 그냥 대전 기숙사로 떠나는 것 같은 기분. 공항에서 엄마랑 빠이빠이하고 들어가면서도 그냥 좀 커다랗고 날아다니는 버스 타고 기숙사 가는구나 싶었는데 ㅋㅋ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부터 실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빠다 냄새'랄까 하튼 이상한 냄새가 너무 나서요-_-;;; 사람 사는 데들도 다 이러면 어쩌나 과연 익숙해질까 걱정을 했더랬는데 다행히 그 공항이 유독 심했던 거 같아요. 으핫

형구씨(^^;) 얘기론 출국해서 기숙사 들어가기까지가 가장 힘들거라고 했었는데, 정말 힘들법한 여정이었는데 다행히 니클라스라는 스웨덴 친구 덕분에 무사히 기숙사에 입성을 했습니다. 지난 번에 우리 학교에서 열린 스웨덴 문화 설명회에서 본 친구예요. 제 기숙사가 1일부터 쓸 수 있는건데 제가 하루 전날 도착했거든요. 공항에 마중도 나와주고 아파트도 빌려주고 기숙사까지 짐도 날라주고 ;ㅁ; 하튼 짐이 무거워서 너무 미안했어요. 이민가방 25kg에 캐리어 8kg에 책가방 3kg였으니... 뭔 짐이 이렇게 많았는지 저도 모르겠슴다. 별거 없었는데 말예요!

하튼 아침 10시쯤 만나서 이사를 하기로 했는데... 몸은 피곤해 죽겠고 새벽 2시라 일찍 일어나기 힘든 상황인데 알람시계가 없지 뭡니까. 그땐 이상하게 노트북을 이용할 생각은 들지 않고; 고민을 하다가 그냥 물을 잔뜩 마시고 잤어요 으하하; 사실 1-2시간쯤만 자야할 때 가끔 애용하는 방법이거든요. ^^;; 근데 새벽 5시쯤에 비가 창문을 두들겨대는 통에 깨버렸습니다. 그때부터가 수면부족 일주일의 시작이었어요;ㅁ;

그렇게 무사히 아침에 일어나서 스튜던트 센터에 들러 키를 받고, 공짜 SIM카드도 받고, 공짜 맥주 쿠폰;도 받고, 가방 질질질 끌면서 기숙사에 당도했습니다!  어디냐면, Lappis라고 말하면 사람들이 다 알아요. 온갖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살고 있는 멋진 기숙사예요. 주소는 Forskarbacken 05-240, S-104 55 Stockholm, Sweden. 자자 받아적으시고... 컵라면 같은거 보내주시면 감사히 받겠습니다 오호호^^;;

짐만 후닥닥 내려놓고, 스웨덴에서의 첫 번째 식사를 한 후! (맛있었어용 ㅋㅋ 내가 왜 사진을 안 찍었을꼬) 곧장 감라스탄으로 산책을 나섰습니다. 알란다 공항에 도착해서부터 그때까지도 시야로 쏟아져 들어오는 정보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요. 길도 하나도 기억할 수 없었고, 그냥 거리와 건물들과 사람들을 보면서 얼빠져 있었던 기억만 납니다. 정말 너무 멋지잖아. 내가 정말 여기에 와 있는 거 맞아? 그렇습니다 촌티 팍팍 났을겁니다-_- 계속 두리번두리번 감탄사연발 눈끔벅끔벅... 니클라스가 스웨덴에 대해서, 또 그 감라스탄 거리에 대해서 많은 얘기들을 들려줬는데 기억을 못하는게 몹시몹시 유감이예요!

그리하여 해는 저물어가.....진 않고 여전히 중천에 떠 있었고(고위도 지방이라니까요) 저는 스튜던트 유니언에서 주최하는 밍글 파티!에 갔습니다. 공짜 맥주 한 잔을 받아들고 처음엔 먹먹했지만 한 명씩 말을 걸어 나갔어요. 맨 처음 인사한 너댓 명의 친구들. 너희 모두 아는 사이야? 라고 물으니 방금 알게 된 사이래요. 그때부터 용기를 냈어요^^; 그렇구나, 여기선 어차피 다들 처음 보는 사이인거잖아. 안녕? 어디서 왔니? 로 시작해서 조금씩 말을 붙여가는 사이에 어느 새 백 명도 넘는 학생들이 펍에 모여 와글와글 떠들고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정말 멋졌어요. 내가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을 이렇게나 많이 한꺼번에 만날 일이 내 평생에 얼마나 있을까... 어디선가 감동의 BGM이 들려왔습니다.

돌아오는 길은 비가 내린 직후라 몹시 추웠습니다. '젠장... 가을이잖아...'를 다시 한번 되뇌이며;ㅁ; 변덕스럽다는 스웨덴의 날씨를 첫날부터 체험한 셈이예요. 지하철에서 내려 버스를 갈아타기 위해 정류장에서 오들오들 떨며 기다리고 있는데 한 싱가포르 친구가 제 가방을 빌려줍니다. 이거라도 앞쪽으로 메고 있으면 좀 따뜻하지 않겠느냐고-_-;;; 쪽팔렸지만 그렇게 했습니다 너무 추워서;; 저는 날씨가 추우면 괜시리 우울해지는 경향이 있는데 그때도 살짝 그럴뻔 했습니다만 무사히 이겨냈습니다. 저는 강한 여자라니까요!! (뭐 어째;)


여기까지가 31일부터 1일까지의 짧고도 긴 이야기의 끝. 그 다음 얘기는 다음에 하지요. 일기를 쓸 거면 제발 제때제때 써야겠슴다 이제 겨우 이틀 분을 쓴거라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