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이기/일상 | Posted by Mirae 2006. 11. 24. 11:21

키루나 가기 전 일기

에... 키루나에서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지 잘 몰라서 미리 올리고 갑니다. 으핫
방한복 잔뜩 휘감고 갈 예정이니.. 살아 돌아올 수 있겠지요...?;;;
다녀오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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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cashmere (미래)
날 짜: 2006년 11월 21일 (화) 12시 21분 01초
제 목: 뉴스

Jure : hello
Mirae : hihi
Jure : lots of news! :)

(수요일 디너, 목요일 하키게임 얘기 등등 블라블라)

Jure : yep :)
Mirae : then every news delivered?
Jure : I think so
Jure : oh and that life is great :)


본인 스스로 'super optimistic, light hearted'라 말하는 이 친구. 가히 내 생애를
통틀어 이런 초긍정적인 사람은 본 적이 없다고 말할 수 있다. -_- 처음엔 정말
어이가 없었다. 어제의 저 대화에서도 순간 벙쪘었고.;

가끔은 그 끝도 없는 긍정적인 생각에 지칠 때도 있지만 줄기차게 반박을 하다보면
오히려 내가 너무 회의적인 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쨌든 인생이 멋지다는 뉴스는 듣기 좋지 않은가!



글쓴이: cashmere (미래)
날 짜: 2006년 11월 22일 (수) 08시 40분 06초
제 목: 가계부

사흘 치 가계부 몰아쓰고 맞아떨어진다고 행복해하던게 엊그제 같은데
방금 전에 한 달 치 가계부를 쓰고 희열에 차 있다.
몇 주 전에 학교 매점에서 먹은 샌드위치랑 핫초코 가격이 막 기억난다.
아.. 진화한 것 같은 기분이다!! ^^;;;

그나저나 뭘 하는지 모르게 정신 빼놓고 살면 밥을 대충 먹고 장도 가끔가다 보게
되니 결과적으로 생활비가 확 줄어든다. 이번 달이 딱 그렇네.



글쓴이: cashmere (미래)
날 짜: 2006년 11월 24일 (금) 09시 09분 19초
제 목: 구글밥 +_+

음 어제 구글에서 전화왔다. (구글 스위츨란드!)
지난 번 인터뷰 결과가 아주 좋다면서, 이번에는 취리히에서 인터뷰 하고 싶댄다.
호텔이랑 비행기는 자기들이 다 알아서 제공할테니 날짜만 정하라고 했다. 예이!!

인터뷰 전날 도착해서 호텔에서 하룻밤 묵고, 당일은 하루종일 인터뷰. 4~5명의
면접관들을 차례로 만나게 된다고 한다.
..도대체 몰 그렇게 많이 물어보려는 걸까 진짜로 공부 좀 해야하나 부렉부렉부렉;;

그러나 역시 염불보다는 구글밥이 얼마나 맛있으려나 기대중... 냐하하 +_+



글쓴이: cashmere (미래)
날 짜: 2006년 11월 24일 (금) 09시 52분 00초
제 목: 베지테리안 디너

그러보고면 요즘들어 아무 생각없이 단어를 번역 안하고 그냥 쓰는 일이 많다.
귀찮아서..도 있지만 아무래도 번역을 하면 어감이 달라지니까 그냥 쓰게 되는 듯.
이를테면 '채식주의'라고 하면 뭔가 채식을 추구하는 것에 대한 정치적/철학적
입장도 따라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베지테리안'이라고 하면 그냥 식습관의 한
종류를 얘기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나만 그런가?;

하여튼 유레랑 클라우디스(원래 유레 친군데 그냥 자주 보여서 익숙해졌다; 엄청
재밌는 친구)가 베지테리안 디너에 초대했다. 난 만드는 재주도 별로 없고 뭐 사갈
것도 마땅찮아서 그냥 일찍 가서 일손이나 도와주기로 함.
며칠 전에 놀러온 유레의 동생을 처음 봤는데.. 차라리 클라우디스랑 더 닮았더라;;
마른 체형에 키도 크고 눈코입도 안 닮았고 전혀 형제같지가 않았음.;;

오늘의 메뉴
- 야채샐러드와 치즈가루
- 홍당무 저민 것에 녹말가루를 조물거려 만든 야채셧불레(미트볼)
- 마티니가 들어간 버섯크림소스랑 내가 만든(!) 야채카레소스
- 소금 듬뿍 넣고 지은 밥;; (도대체 왜 얘들은 밥할 때 소금을 넣는거야?;;)
- 까니알불레(스웨덴 전통 빵 - 무지무지 달다)
생각해보니 전부 다 직접 만든 거라서 '직접 만든'이라는 말은 생략.

세 시간동안 만든 것을 여섯 명이서 삼십 분만에 다 먹어치웠다. ^^; 아 맛있었다.
요즘 대체의학에 홀딱 빠져있다는 유레 부모님 얘기랑(듣다보니 우리 엄마가
수지침에 홀딱 빠져있는 거랑 너무 비슷한거다;;;), 유레 형제가 홀딱 빠져있는
오픈소스 얘기랑, 12월에 런던가면 신세지게 될 Jee라는 한국 아티스트 얘기 등등.

"어어 스키를 안 좋아한다면 곤란한데. 우리 1월에 Jee랑 다같이 스키타러 가는
일정도 계획중이라구. 사실 지난번에 Jee는 하루의 대부분을 스키가 아니라 소세지
먹는 걸로 보냈지만 말이야."

아 까먹고 안 쓴 게 있다. 12월 중순에 유레랑 같이 런던 들러 며칠 머문 뒤에,
슬로베니아에 있는 유레네 집에 방문해서 크리스마스를 보낼 예정이다. 그리고 1월
중순 정도까지 슬로베니아를 거점삼아-_- 주변 나라들 몇 개 여행 좀 다닌 뒤에,
스웨덴 다시 안 들어오고 바로 독일이나 프랑스 통해서 한국 들어올 계획.
(참 야심차고 민폐스러운 계획이다-_-) 유레네 집에서는 웰컴한대고 우리 엄마는
재밌다고 웃고만 있고 런던이랑 류블랴나 가는 비행기표는 다 끊어놨다.;;

사실 복학하고 개별연구하고 뭐 이런 생각에 마음이 바빠서 크리스마스만 지나면
바로 한국 돌아올 생각도 조금 하고 있었는데 들어보니 유레네 집에서 좀더 놀다
가는 것도 재밌을 거 같다.;;



글쓴이: cashmere (미래)
날 짜: 2006년 11월 24일 (금) 10시 09분 37초
제 목: 떡볶이

지난 생일파티에 내가 큰 실수를 한 게 하나 있다. 내가 전화를 안 받고 있어서
리딴이라는 친구가 버스 정류장에서 2시간 동안 기다리다가 그냥 돌아간 것. ㅜㅜ
아 지금도 생각하면 미안해 죽겠다.

하여튼 사과의 표시 겸 작별인사 겸 해서 그 친구를 런치에 초대했다.
메뉴는 한국에서 직수입한 재료로 만든 명품요리 '떡볶이'.
(얼마나 귀한 음식인데!;ㅁ;)

물론 내가 만들었다. 뽀하하하..
1. 냉장보관해둔 떡을 미리 끓는 물에 잠시 푼 다음 건져내고
2. 그 국물을 그대로 이용, 오뎅을 끓인다
3. 오뎅이 적절히 익으면 양배추랑 파 썬 것을 넣는다
4. 물엿이랑 고추장이랑 토마토케찹을 듬.뿍 넣는다. 간 보면서
5. 건져뒀던 떡을 넣고 적절히 졸인다
국물 간은 딱 맞았는데 떡을 좀 늦게 넣는 바람에 간이 충분히 안 배였다. 에잉.
그래도 게눈감추듯 먹어치우긴 했다. 그 친구야 원래 맛이 어떤지 모를테니
ㅎㅎㅎㅎㅎ -_-

아 리딴은 '연구방법론' 수업에서 만난 중국 여학생이다. 가끔 무슨 얘기를 할 때
한자 발음으로 얘기를 하면 오히려 말이 잘 통하는 기묘한 순간이 있다; 예를 들면
'분산(수학에서)'이라든지 '성좌(별자리 말이다;)' -_-;

참 말도 차분하게 하고, 공부라던가 진로에 대해 생각하는 게 통하는 면이 있어서
편하고 좋았던 친구. 선물을 받는데 다시 한 번 너무 미안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