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이기/일상너머 | Posted by Mirae 2004. 10. 3. 13:43

게으른 대학생들

그래, 어제 세동오빠가 지적하신 것도 처음 듣는 얘기가 아니었다.

예전에 인터넷을 이끌어 가던 주체는 대학생들이었지만, 지금은 업계이다. 그렇지만 업계가 할 수 없는 것들 - 당장 돈이 될 수는 없지만 재미있는 것, 신선한 것, 이런 것들을 대학생들이 개척해 나가야 하는데 지금의 대학생들은 그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난 여름 ESCamp에서 넥슨의 대표이사[였나?;] 분의 강연에서도 그런 말이 있었다. 지금 우리나라의 IT업계를 쥐고 있는 실세는 95학번 전후대라고 한다. 적당히 가감하면 우리 나이 정도에 그분들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창업을 하셨다는 말이 된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나는 너무 게으른 것은 아닌가? 학과공부와 학점, 동아리 활동에 매여 몸은 바쁘게 생활하지만 정작 정신은 나태한 것은 아닐지? 해야할 일들만 걱정하느라, 하고 싶은 일에 몰두해보는 경험은 어느새 뒷전이 되어버린 건 아닐지?

그렇지만 이런 의문들... 어쩌면 부질없는 것이다. 내가 고등학교때까지 꿈꾸던 대학 생활의 모습은, 해야할 공부보다도 하고 싶은 공부를 마음껏 하고, 사고도 쳐 보는 것이었는데. 정작 대학에 와 보니 대학 역시 '하고싶은 공부'보다 '해야할 공부'를 하는 곳이더란 말이지! 진짜 자기가 하고 싶은 공부는 어디서 하는거지? 대학원에서 하는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