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이기/일상 | Posted by Mirae 2006. 11. 2. 07:16

10월 일기

또 몰아서 올리게 되어 송구스럽게 그지없사와...;;;
그래도 나름대로 스크롤의 압박을 줄여보고자 두 개로 나눠서 올립니당.

9월 일기
10월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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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cashmere (미래)
날 짜: 2006/10/07 (토) 22:52:22
제 목: 추석

한인교회분 집에 우르르 몰려가서 와인먹고 피자먹고 시루떡도 먹고 잘 놀다 왔다.
술 마시면서 한국노래 듣고 있으니까 한국생각이 좀 났다. 두 달만에 드디어 쪼-금.;

한국생각을 별로 간절하게 하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는 내가 음식이라는 것 자체에
별로 집착이 없기 때문인 것 같다. 여기 친구들 인제 라면이라고 하면 종류를
불문하고 뒤집어지는데 난 원래 라면을 별로 안 좋아하다보니 누가 해 줄 때 빼고는
안 먹는, 그런 것처럼.

..사실 그런 것 보단;;

내가 계속 '새로운 것'에 목말라하고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익숙하고 편안한 것보다는 낯설고 생경한 걸 갈망하던 시기에 딱 여길 온 거니까.
매일 낯선 사람들과 입에 선 언어로 말을 트는 것 자체가 설레는 도전이었으니까.

여기까지가 집에 있는 강아지 보고싶다고 울먹이는 한 친구를 보면서 생각한 거였다.



글쓴이: cashmere (미래)
날 짜: 2006/10/08 (일) 06:03:04
제 목: 영어 리포트

Technical English 과목 숙제. 1800단어짜리 기술 리포트다.

주제가 맘대로 정하는게 아니고 리스트에서 골라서 약간만 변형하는 거라서..
Artificial Intelligence: Some Applications 를 골랐다. 그리고나서 '검색엔진
기술의 관점에서'라고 포지셔닝을 하고 pattern recognition, natural language
processing, data mining, semantic web등을 주섬주섬 아웃라인에 적어냈더랬는데..

알고보니 이 교수님 전공이 speech recognition이다. 덴장! ㅠㅠ
차라리 The Security of Public-sector Databases를 골랐어야 했다 (뭔진 몰라도)

지금까지 쓴 게 900단언데 앞으로 900단어를 또 어케 쓰나 흑흑.. 시간만 잘 간다;



글쓴이: cashmere (미래)
날 짜: 2006/10/11 (수) 20:13:10
제 목: 수업들

음. 교환학생을 한 학기 더 연장을 할까 말까 고민중이다.
인제 두 달 있었는데 벌써 이런 걸 고민해야 한다니 크윽.

HCI 수업이 꽤 맘에 든다. 수업은 괜찮은 편이고(사실 꽤 괜찮은데, 좀더 심도있게
다뤄줬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조별과제 하는 것도 잼나고 매일 같이 앉아서
수업듣는 학생 하나랑(드럼닮은 아이-_-) 수다떠는 것이 사실 특히; 잼나다.

알고보니 오픈소스진영에서 잔뼈가 굵은 친구였다. 오픈소스 활동 하면서 겪은
재밌는 일들 얘기를 막 해주는데.. 음 솔깃했다.;; 동아리같은 물리적인 커뮤니티가
있어서, 단체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그러는 모양이었다. 그렇구나 단체로 하니까
돈이 모이는구나 싶었다. 협찬을 많이 받는 것 같았다. 홈페이지를 구경하니,
작업실이랄까 시설이 완전 빵빵하고(아예 소규모의 연구소같다;) 뭐 지난번엔
어느 나라 가서 컨퍼런스 하고 이번엔 어느 나라에서 열 예정이고 이러고 놀고 있고
(유럽이니까 뭐 훨씬 쉬운 거야 있지만) 자기 동생이랑 한국 아티스트 한 명이 같이
작업했던 작품이라면서 보여준 것도 있었는데 멋졌다. 뭐랄까 '제대로 하는구나'
싶은 느낌. 취미로 한다기보다는 아예 직업처럼 매진하고 있는 것 같았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그룹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아시는 분은 좀 알려주삼..
(아 얘가 한국의 게임채널을 몹시 궁금해하더라 프로게이머 있는 것도 부러워하고;)


음 딴길로 샜는데; 영어 수업도 유익하게 듣고 있다. 5분짜리 개인 발표도
있었고(주제는 Introduction to a Web Search Engine이었다. 검색엔진 참 잘
울궈먹는다 으하하-_-) 저번에 말한 리포트도 써 냈고 프로포절 최종버전도 냈고
써머리도 냈고.. 첨에 실라부스 보고 벙쪘던 것과는 달리 뭐 할 만 하다.

개인 발표를 무사히 마치고 난 며칠 뒤엔 교수님한테 가서 녹화한 비디오를 같이
보면서 피드백을 받았다. "다들 네 발표를 좋아했더라고" 방실방실 웃으며 교수님이
학생들이 적은 코멘트를 건네줬다. '구조가 훌륭함' '주제가 흥미로움' '기술적인
어휘 선택이 적절함' '내용이 전문적임' '연습 열심히 한거 같음(-_-)'
문제로 지적된 것들이야 뭐.. 머리카락 만지는 거 빼곤 못 고친다 배째라. -_-

하여튼 좋은 수업이다. '나치의 비유'라는 칼럼에 대해 써머리를 써 냈는데 종이가
벌겋게 되어 돌아왔다. (이러면 더 좋아한다니 약간 변태같다-_-) "이 문장은 마치
네가 나치를 옹호하는 것처럼 보인다" "희생자라니? 피해자라고 해야 한다" "원문은
이 비유가 남용되는 것에 대해 굉장히 격노한 어조를 쓰고 있는데 너는 그걸 못
살렸다" 등등.. 써머리에 원문 구조를 반영해야 된다는 건 알았는데 어조도 담아야
된다는 건 또 처음 알았다.;


마지막으로 '연구방법론' 수업. 수업은 인제 딱 두 번 남았고, 최종 과제 하나가
지난번에 했던 RTT와 download time의 상관관계에 대한 실험에 대한 리포트 쓰는거.
HCI수업은 안 그렇던데 이 수업 특히 우리 분반은 좀 함량미달인 학생들이 많아서
(브리티시 억양을 쓰는 귀여운) 교수님이 수업하다 말고 한숨을 쉴 때가 가끔 있다;
다른 분반이나 우리 분반에서도 일부 학생들은 뭐 여러가지 시도를 하고 있는 것
같긴 했다. 이상한 반응을 보이는 한 서버를 집중적으로 파 본다거나, DNS 영향
줄여보겠다고 로컬에서 네임서버 돌린다거나(이건 아무래도 좀 뻘짓같지만) 등등.
그리고 나는.. 실험하고나서 매트랩만 다운받아 놨다 꺄하하하-_- 슬슬 시작해야지;



글쓴이: cashmere (미래)
날 짜: 2006년 10월 23일 (월) 03시 36분 54초
제 목: 이상

하루종일 비오고 흐린 날이 며칠 째 연속. 낮에 잠시 날이 개었길래 햇볕쬐러
나가볼까 했는데 꾸물거리는 사이 하늘은 어두컴컴해지고 비가 세차게 내리기
시작했다. 헬스장 가려던 건 관두고 냉장고에 있던 오렌지주스를 끝내버렸다.

스톡홀름의 일 년중 가장 끔찍하다는 11월이 오고 있는데 방에 틀어박혀서
카디건스의 카니발을 듣는 거.
한 번쯤 해 볼만하긴 한데 기분은 대빵 구려진다. 으하하

- 이 음악 들으면서 좀 긴장 풀어봐. 어어 진짜로. 이어폰 제대로 꽂고.

- 한 시간이 넘게 걸리면 또 어때. 이거봐 여긴 유럽이야. 유럽에선 아무도 그렇게
서두르지 않아.

조별모임 하고나서 시간이 남았는데 교과서라도 가져올걸 발 동동 구를 때. 혹은
수업끝나고 기숙사 돌아가면서 네 가지 루트를 말하면서 하나는 40분짜리, 하나는
50분짜리, 하나는 1시간이 넘을 수도 있는 루트, 열심히 설명하면서 어떤게 좋니
어떤게 좋을까 막 고민하고 있을 때. 어느 순간 이 친구가 옆에서 빙글빙글 웃고
있는데, 그걸 보면 갑자기 나 자신이 참 웃겨보인다. ㅋㅋ 나 왜 이렇게 항상
쫓기듯이 살까. 그런다고 남들보다 더 많은 일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닌데.

활기찬 기분이 날 만한 음악을 찾는데 나는 왜 듣는 음악들이 다 이모양이냐.;
그나마 가장 발랄한 시카고 OST를 돌렸는데 이 음악이 이렇게 들릴 수도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_-



글쓴이: cashmere (미래)
날 짜: 2006년 10월 25일 (수) 08시 24분 49초
제 목: HCI 종강
(*원문에서 아주 약간 수정 ^^;;)

종강했다 앗싸. 인제 토요일에 시험만 보면 진짜 끝나네.

웃을 때가 몹시 귀여운 슬로베니아 남학생 유레는 이제 정말 좋은 친구가 되었고
패션이 심상찮고 무서워보이지만 알고보면 따뜻한 구석도 있는 독일 여학생 알리나
논쟁할 때 보면 은근히 한 성깔 하지만 파티에선 유쾌한 독일 남학생 알렉스
핀란드에서 5년 살다온, 침착한 성격에 스타일 시원한 중국 여학생 티나
아일랜드에서 6년 살다온(중국엔 유럽이 유행인가?;) 성실해보이는 중국 남학생 지미
재미없는 농담과 잦은 지각으로 조원들의 미움을 샀던 아프리카 어딘가 학생 나씸

그리고 성깔로 치자면 절대 뒤지지 않으며, 어쩌다보니 '긱'으로 통했던 미래 ㅋㅋ
(어쩌다보니가 아니라 전산과 학생인데 당연한건가 쿨럭;)
일곱 명이서 한 달 동안, 전체적으로 말하자면, 재밌었다. ㅋㅋ

주변에 잘못된 디자인 사례 찾기, MS Word 사용성 평가하기, 웹사이트 사용성
평가하기, 등등의 자잘한 과제들이 있었고
파이널 프로젝트로는 4일 동안 1. 현장 조사, 인터뷰, 요구 분석 2. 종이
프로토타이핑 3. 목업 4. 다른 조 목업 평가하기 를 하는 거였다. 아침 10시부터
만나서 하루종일 같이 이런 것들을 하고나서 오후 4시부터 세미나. 교수님이랑
같이 무엇이 문제였나 짚어보고 방법론에 대해 토론하는 거였다.
우리 조는 학교 근처에 있는 쇼핑몰 푸드코트 홈페이지 만드는 걸 했었는데 음 나름
재밌었다고 생각한다.


수업 내용은 뭐 여러가지 있었는데 깊게 다루진 않았고 여러가지 진행되는 연구
사례들을 훑어보는 방식이 절반. 나는 뭐 HCI에 대해 아는 게 없었으니 우오오
신기하다 하면서 봤는데 원래부터 관심이 좀 있었던 학생들은 불만족스러워 하더라.
그리고 디자인 프로세스에 대한 강의가 절반. 사용성 평가라든지 프로토타이핑
등등에 대한... 음 꽤나 유익했다고 생각한다. 이런 걸 알았더라면 LKIN 만들 때도
좀더 잘 할 수 있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음.


사실 조별과제 하면서 몇 번은 난감했던 적이 있다. 한 번은 실험 다 끝내고 리포트
쓸 부분도 싹 나눠서 막 작업하던 중이었는데, 우리가 이해한 방법론이 틀렸다는 걸
내가 나중에서야 깨달은 거다. 결국 조원들 열심히 설득해서 실험 다시 하고
리포트도 싹 다시 썼었는데... 나중에 교수님이 '너네 제대로 이해하고 잘 했다'고
칭찬해줬었다. ^^ 알고보니 잘못 이해한 조들이 제법 많았다는..

그리고 파이널 프로젝트 두 번째 날, 프로토타이핑 하면서 대판 싸운 일. -_- 두
팀으로 나눠서 각자 프로토타이핑을 하고나서 모여서 토론하기로 했었다. 그런데
막상 모여보니, 저쪽 팀은 정말 중요한 부분(상점의 정보와 음식의 정보를 어떤
식으로 연결하며 어떤 식으로 배치해서 보여줄 것인가)은 싹 빼놓고 쓸데없이
팬시한 프론트페이지만 딸랑 그려놓고 '너네 도대체 왜 그렇게 오래걸리냐'면서
놀고 있었던 거다. 그러면서 우리 팀 디자인을 보면서는 'about us'에 뭘 넣을지도
고민을 안 했냐고 생트집을 잡길래 내가 그랬었다.

"이거(상점 정보랑 음식 정보 배열하는 거) 너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자명한 게
아니다. 이 부분에서는 얼마든지 여러 선택이 생길 수 있는데 바로 이걸 선택하는
게 어려운거다. 우리는 이 부분에 시간을 많이 쏟느라 늦었던 건데 너희는 심지어
이부분은 생각도 안해본거 아니냐"

하튼 갑갑했다. 경험이 적으니까 모르는거야 그렇다치는데 말을 하면 좀 알아들어야
할 거 아니삼.. '그거야 이렇게이렇게 하면 되는거아냐 간단하잖아'라고 계속 말도
안 되게 받아치는데 그땐 정말 승질 좀 났다. -_-

뭐.. 물론 내가 전부 옳았다는 건 아니다. 왼쪽 사이드바에 상점 목록을 나열을
할거냐 말거냐 같은 걸로도 또 서로 언성을 높였었으나 이거는 뭐 나중에 보니
문화적인 차이가 좀 있는 거였던 거 같다. 지나가는 세 사람에게 테스트를 했었는데
그중 한국인 언니만 나와 같은 생각이었던 걸 보면;

한참 열올렸던 그날 기숙사로 돌아오면서 유레가 열심히 달랬었다.
이건 그냥 바보같은 숙제일 뿐이고.. 완벽해야 될 필요도 없고.. 제발 릴랙스하라고.
어째 많이 들어본 얘기... (글타 사실 내가 사람들을 좀 들들 볶는 경향은 있다-_-)
정녕 내가 유럽에서 배워가야 할 것은 '릴랙스'인지도 모른다.;;



하여튼 좋은 경험 많이 남겨준 HCI 과목, 즐거웠다.
시험은 토요일이다! 두둥
족보 보니까 서술형이던데 큰일났다 교과서 언넝 읽어야지;;



글쓴이: cashmere (미래)
날 짜: 2006년 10월 25일 (수) 08시 38분 16초
제 목: 파티

오늘/ 줄리아 내외의 깜짝디너. 어쩌다 낑겨서 호사스럽게 먹었음 캬캬
수욜/ 한국친구들 생일파티 & 알후셋 파티
목욜/ 락페스티발 어쩌고
금욜/ 라피스 할로윈파티
토욜/ 시험끝났다축하하자 파티

결론:
저거 다 가면 HCI 패스 못한다. ㅠㅠ



글쓴이: cashmere (미래)
날 짜: 2006년 10월 29일 (일) 04시 15분 45초
제 목: HCI 시험 끝

오예 다 끝났다!!! '연구방법론'도 최종리포트 냈고 HCI도 시험 쫑.
서술형에 4시간짜리 시험이었는데 대략 내가 공부한 부분에서 다 나왔다 으히히.

벌써 21학점 들었으니(카이스트로 변환하면 16학점) 수업은 이만하면 됐고
앞으로 뭐하고 놀지 궁리해야겠다. 오호호호호...

피곤해 죽겠는데 시험 쫑을 축하하러 파티엘 가야.....하나? -_-;



글쓴이: cashmere (미래)
날 짜: 2006년 10월 29일 (일) 10시 36분 00초
제 목: 현대미술관 & 파티

어제 방에 하루종일 틀어박혀서 시험공부하다가 알빈한테 받은 전화. 제이콥이
파티하는데 올 거냐고. 피눈물을 흘리면서 거절했다 시험공부 하는 중이라고 ;ㅁ;
그래서 시험만 끝나봐라 뽕뽑자 하고 다짐.

오늘 오후엔 유레랑, 유레 친구랑(미술 하는 친구랜다) 현대미술관에 갔었다.
뭐 아는게 별로 없는데.. 라고 생각하면서 그냥 심심풀이스럽게 갔는데 세상에 너무
흡족한 기분으로 돌아왔다. 그림들이 막 말을 걸어오는 것 같았다. 뭘 말하고 싶은
건지 눈에 보이는 것 같고 그 느낌이 손에 잡히는 것 같았다. 원래 잘 모르면서도
그림 보는거 좋아하긴 하는데 이런 기분은 왠지 처음이었다.
너무 몰두해서 보던 탓에 마지막 전시장은 거의 그냥 훑어보기만 하고 왔는데 -
거기는 또 유명한(=나도 아는) 작품들이 많더라. 뒤샹도 있고 모딜리아니도 있고
몬드리안도 있고 워홀도 있고 하튼. 그렇지만 앞쪽의 스웨덴 사람들의 작품들이
정말 괜찮았다. 이거라면 이해할 수 있을 거 같아, 이거라면 좋아할 수 있을 거
같아, 그런 느낌. 무엇보다도 그 그림들은 나를 어쩐지 행복한 기분이 들게 했다.

기숙사 돌아와서 저녁을 먹는데 파올로의 충격선언. '나 이사간다'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이 새로 들어올 사람은 자기 친군데 역시 이탈리아
사람이라고, 그 사람도 요리 잘 가르쳐줄 거라고 했다-_- 티라미스 같은거 만드는
법 배우라나. 저녁마다 날려주는 굿나잇 윙크에 정들었는데 섭섭하고나. 크흑..^^;

우리 코리도에 2~3주? 전에 들어온 살로메라는 포르투갈 여학생이 있는데 이 학생이
말그대로 '파티의 여왕'이다. 이 친구랑 지난주에 같이 파티를 갔는데 너무
재밌는거다. 얘가 아는 사람이 많아서 그냥 같이 낑겨있으면 일행이 있으니까
춤출때도 재밌고 몇 번 거듭해서 마주치는 애들이다보니 수다떠는 것도 더 재미있고.
"와 너 정말 대단하다 거기 있던 사람들 한 절반 정도는 너를 아는 거 같던데"
"아냐 네가 지난 학기에 나랑 내 친구를 봤어야 해.. 우린 모든 파티의 모든
사람들을 다 알고 있었어^_^"
한 달 정도 포르투갈로 갔다가 다시 돌아오니 그 친구들이 다 자기 나라로
돌아가버려서 외로워 죽겠다고. 그렇지만 사실 온지 2~3주만에 그 많은 사람들을
사귀었다는 게 나로선 경이로울 따름이다;;

KTH만도 일 년에 교환학생이 700명이라는데, 의외로 교환학생 사회(?)는 넓지 않다.
다니다보면 누구 친구 누구, 누구 친구 누구.. 알고보니 유레도 살로메의 가장 친한
친구들의 친구였던 것이었다. 자 이렇게 되다보니 오늘의 실제 시츄에이션. 유레가
자기네 코리도에서 파티를 한다고 오랜다. 알았어 빠이 하고 주방에 오니 살로메가
바로 그 파티 간댄다. 자 이제 나도 파티가서 한참 신나게 논다. HCI 같은 조였던
알렉스가 보이길래 오늘 끝난 시험 얘기 벌써 이름 잊어버린 무슨 스페인 술 얘기
열심히 한다. 누가 불러서 뒤돌아보니 파올로랑 옆집 청년 니클라스다. 등등...;

하여튼 그동안 맨날 학교에서 하는 파티만 갔었는데 코리도 파티가 훨씬 재밌는 거
같다. 그렇게 미친듯이 시끄럽지도 않고; 친한 사람들이 있으니까 재밌고, 음악도
더 낫고(나중엔 어떤 친구 둘이 직접 일렉기타 들고와서 연주하더라.. 아 훌륭했음)
술도 좋은 술에 공짜라서. 으하핫
럼콕에 초콜렛리큐어에 맥주 하나 끝내고 오니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이다 아싸.



글쓴이: cashmere (미래)
날 짜: 2006년 11월 1일 (수) 17시 59분 14초
제 목: 첫눈

이불 두 겹 꽁꽁 덮고 늦잠자다가 문자오는 소리에 잠이 깼다.

"어제 저녁 즐거웠길, 그리고 지금 첫눈을 만끽하고 있길 바래! ;-)"

얼른 커튼을 걷어보니 세상이 온통 하얗네. 아아..



글쓴이: cashmere (미래)
날 짜: 2006년 11월 2일 (목) 05시 32분 15초
제 목: 스웨덴이 왔다

아침에 니클라스 문자받고 점심에 알빈이랑 맛있는 타이요리 먹고 수다떨때까지도
아니 그럭저럭 따뜻한 도서관에서 몇 시간동안 이것저것 용무 볼 때까지만 해도
몹시 행복한 기분이었으나 도서관을 나오면서부터 생각이 달라졌다.

소복한 정도가 아니고 걸판지게 쌓여있는 눈. 얼어붙은 보도블럭.
목도리 장갑 부츠로 꽁꽁 둘러싼 채 두 눈만 내놓고 주춤주춤걷는 사람들.
예정시간보다 15분을 더 기다려도 안 오더니 결국 운행중단 되어버린 버스.
걷다가 눈에 채여 넘어질 것 같은 드넓은 눈의 평원.

스웨덴이 왔다.. -_- (지난 학기부터 여기 있었던 준호군의 표현;;)

손이 완전 꽁꽁 얼어서 기숙사엘 도착했는데, 이 날씨에 조깅하고 왔다면서
쫄쫄이바지 차림으로 복도에서 스트레칭하던 이웃 청년들 덕분에 마음만은 조금
훈훈해졌다. 크크